
삶 엿보기!
by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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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의 목소리를 정책으로]내신으로 뽑는 명문 국립대 키우자
| 2007 11/06 뉴스메이커 748호
| 뉴스메이커·KYC 공동 ‘2007대선 캠페인’ 공교육 내실화 효과로 우리 아이들 사교육시장 ‘고통’에서 해방
EBS의 ‘지식채널e’에서 제작한 ‘2007, 대한민국에서 초딩으로 산다는 것’이라는 동영상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다. ‘초등학생 사교육 열풍과 우리 교육의 폐해’를 지적한 영상은 5월 초 방송된 이후 동영상 공유사이트와 포털사이트 동영상 게시판 등으로 옮겨지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동영상의 내용은 이렇다. 하루 종일 가족과 대화하는 시간은 평균 30분. 1명당 3.13개 과목을 하루 평균 2시간 37분 동안 사교육을 받고 있다. 그중에는 5시간 이상 받는 아이도 38.6%나 되고, 다니는 학원이 13개가 넘는 아이도 있다.
“저는요. 학원에서 시험 보면 영어는 항상 100점 맞아요. 근데 수학은 꼭 한 개나 두 개 틀려요. 정말 속상해요. 아파트 12층에서 뛰어내리려고 했는데. 엄마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영상은 학업 부담으로 자살한 어느 초등학생의 “나도 물고기처럼 자유롭게 날고 싶다”는 유서 내용으로 끝을 맺는다.
자살한 고등학생의 이야기를 다룬 ‘행복이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를 보았던 30대는 이제 똑같은 이유로 자살하려는 초등학생을 보고 있다. 아홉 살짜리 아이가 ‘아파트 12층에서 뛰어내리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사회는 대체 어떤 세상인가.
특목고 열풍이 사교육으로 내몰아
 | | 아홉 살짜리 초등학생이 사교육 부담으로 자살을 생각하게 만드는 사회가 과연 살 만한 곳일까?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초등학생들. |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 없이 대학은 서열화돼 있고, 한술 더 떠서 일반 학교보다 서울대를 몇 명 더 보내는 특목고까지 생겼다. 특목고를 거쳐야 유명 대학에 합격하기가 수월하다는 등식이 부모들 사이에 퍼져 나가자, 너도 나도 내 아이를 특목고를 향하는 대열로 내몰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국·영·수는 기본이고 요즘은 유치원생까지 창의력을 높이는 논술공부를 해야 한다. 여기에 한자, 영어는 물론 중국어, 일본어 등 제2외국어도 하나쯤 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것도 그냥 대충 알아서는 안 된다. 전국 규모의 각종 경시대회에서 상이라도 하나쯤 받아야 가산점이 생긴다.
“갈수록 신입생들의 문제해결 능력이 떨어지고, 논리력이 떨어진다.”는 서울대의 볼멘 소리는 사실 그들이 자초한 결과다. 매년 발표되는 서울대를 비롯한 서울 주요 대학의 학생 선발 기준에 맞추어서 사교육시장 선생님들의 ‘논리력’이 향상되고, 정답을 찾아내는 가장 빠른 지름길을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형국이니 신입생들에게 우수한 수학능력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학생들을 탓할 일이 아니다.
이미 44년간 열한 번이나 바뀌었던 ‘교육 4년지대계’를 통해 너무나 잔인한 실험을 많이 해봤지만, 예나 지금이나 학생들은 고통 속에서 갈팡질팡하고, 사교육을 매개로 신분이 세습되는 추세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대학을 그대로 놔둔 채로 더 이상 특별한 입시제도는 있을 수 없다.
 | | 모의논술시험을 보고 있는 한 고등학생. | 부모의 교육비 부담도 큰 문제다. 지난 2분기 통계청 자료를 보면 사교육비가 전년 동기 대비 12%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소득은 4.75% 상승했다. 한국노동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05년 도시지역 거주 가구 사교육비는 월평균 40만5000원인데, 이를 기준으로 2030세대가 장차 지출할 자녀의 사교육비를 계산하면 놀라운 수치가 나온다. 월 소득 340만 원의 2030세대 근로자의 경우 올해 출산한 아이가 만 10살이 될 때 전체 소득의 29%에 해당하는 월 158만 원을, 만 15살이 되면 전체 소득의 41%에 해당하는 월 278만 원을 교육비로 지출하게 된다. 자녀를 둔 2030세대의 미래는 이미 교육비에 저당 잡혀 있는 것이다.
국립대학 정원을 4년제 50%선으로
우선 국립대학의 신입생을 고교 자격시험과 내신성적을 기준으로 선발할 수 있도록 해 학교교육만으로 우수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그 후 엄격한 학사관리를 통해 보편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실력 있는 졸업생을 배출해야 한다. 특히 전국 국립대학을 통합해서 지역 표시 없이 동일한 국립대학의 졸업장을 줌으로써 수도권 쏠림이나 서열화를 조장하는 그릇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 | 비싼 등록금을 풍자한 퍼포먼스. | 등록금은 지금보다 더 낮추어서 사립대학들과 확연한 차이를 두어야 하는데, 예를 들어 학생들이 스스로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을 수 있을 만큼, 한 학기 약 100만 원 정도로 책정한다면 좋을 것이다. 우수한 선생님들의 강의를 지역에서도 들을 수 있도록 순환교수제도를 실시하고 각 대학 사이에 학점을 개방해서 학생들이 원하는 강의를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각 지역별로 적합한 분야를 특성화해서 육성하되, 현재 진행하고 있는 것처럼 의학·법학 등은 학부가 아니라 대학원 진학으로 선택하게 해야 한다.
단계적으로 국립대학 입학정원을 4년제 대학 입학정원의 50%선으로 확대해서 대학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의 절반을 우수한 국립대학이 책임질 수 있다면 사립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경쟁이 완화될 것이다. 또한 현재 전문가들은 청년실업자를 양산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학력 인플레를 꼽고 있고 그 대책으로 대학 졸업자의 비율을 줄여서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하여 부실한 사립대학교를 선별적으로 인수해 국립화함으로써 정원 조정이 이뤄지도록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신입생의 절반을 담당하는 우수한 국립대학의 학생 선발이 고교자격시험과 내신 성적만으로 이루어진다면 공교육을 내실화할 수 있고, 특정대학만 목표로 아이들을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지 않아도 될 것이다.
 | | 취업을 해결하는 헌혈행사에 앞서 한 지방대가 내건 현수막. | 입학이 쉬운 국립 명문대를 만들기 위해 선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조건은 교육에 대한 과감한 투자다. 각 대선 후보가 모두 교육재정을 늘리겠다고 공약하고 있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국립대학를 통·폐합하면 우수한 대학으로 만드는 것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보인다. 사교육 시장이 30조 원이고 중산층이 대부분 가장 큰 부담으로 사교육비를 꼽는 것을 감안한다면 국민경제 전체로 봐서도 우수한 국립대학을 확대해 나가는 것에 대한 투자는 아까울 것이 하나도 없다.
어떤 사람으로 키울지보다 어떻게 선발할 것인지에만 열을 올리는 대학들의 태도나, 다른 나라에서 상식으로 통하는 고교평준화가 우리나라에서는 논란이 되는 현실이, 우리 아이들을 친구들을 물리쳐야 할 링 위에 세우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이상 어쩔 수 없다고, 경쟁이 더 나은 교육을 만들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주장하는 정치인에게 묻고 싶다. 아홉 살짜리 아이가 자살을 생각하게 만든 사회가 과연 살 만한 곳인가? 다음에 아이들이 만들어가야 할 세상도 지금과 똑같다면 너무 잔인한 것은 아닌가.
<최융선 KYC 사회정책간사> |
# by 나비 | 2007/11/22 20:42 | 교육은...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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